경계에 흐르다
경계에 흐르다-이탈자들
judy663
2021. 3. 3. 07:30
나라를 포함하여 어느 조직이나 붕괴 또는 쇠락의 기운이 감돌 때 가장 분명하게 등장하는 조짐 가운데 하나가 구성원들의 이탈이다.
그런데 이 이탈은 구성원들이 표면적으로 절절하게 자신이 속한 조직을 걱정하는 탓에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절절한 걱정이 바로 이탈 현상의 암묵적 표현임을 알 수 있다.
지식인의 몰락도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지식인이 몰락하는 조짐은 자기가 배운 이론이나 지식의 틀을 진리화해서 그 틀로만 세계를 보고 덤비는 것이다.
자신이 믿는 한 가지 내용만 계속 이야기하는 이것은 사실 지식인이 자기 자신으로부터 이탈해 있는 현상
이다.
자신의 주인 자리를 이론, 지식에 물려주고 자신은 정작 그것의 심부름꾼으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조직이나 나라가 쇠퇴의 조짐을 보일 때 이런 이탈 현상을 보면 대개 그 구성원들은 비판자, 관찰자로 행세하고 참여자로 등장하지 않는다.
이때 이탈은 진짜 떠나는 것이 아닌 진정한 자기는 미미하며 시스템 수호자로 존재한다. 이런 기계적 존재는 윤리적, 미학적 헌신을 발휘하지 못하고 기능적으로만 존재한다.
위기에 민감하게 대응할 내면의 지발성에서 출발하는 참여자나 행동가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