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온도

언어의 온도 01.말-048 언어의 온도 01.말-048 길가의 꽃

judy663 2020. 6. 16. 11:57

흰 민들레-봄철 토종 야생화, 국화과 4~6월 개화

# 길가의 꽃

작가는 오래전 기억 속에 화단에 핀 꽃을 두고 오간 대화를 떠올린다.

동료: "예쁜데, 우리 조그만 꺾어 갈까?"

경비 아저씨: "그냥  지나가며 보도록 하게, 주변 풍경이 없다면 꽃의 아름다움이 반감될 거야.

책상 위에 꽃과 지금 보는 꽃은 다를 거야."

 

올봄은 나에게 주위를 산책하며 자연이 주는 소소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봄이 오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봄의 소리 매화, 개나리, 목련, 벚꽃은 나같이 식물 문외한門外漢 이들도

알고 있는 대표적인 아이들이다. 그리고 나의 지식은 동화책 '강아지 똥'의 힘으로 피어난 민들레까지 포함된다.

 

        

개망초(계란꽃)-북미에서 온 귀화 식물종, 국화과 6~7월 개화

 

시간적 여유와 *이* 렌즈로 바로 찍어 알 수 있는 편리함 덕분에 길가에 꽃들에게도 급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곳곳에 피어있는 개망초와 금계국이 눈에 들어왔다.

정말 계란 프라이처럼 생겨 계란꽃이라고 불리기도 한다는데 앙증맞고 귀엽기 그지없다. 개망초란 뜻은 망초에 ‘개’ 자를 더한 것으로 망초는 묵정밭(田:휴경지)에 우거지는 잡풀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또 다른 의미로는 망초가 망국亡國 시기에 유입된 것이라 망초라 불렀고 그 앞에 '개'를 붙였다는 것이다. 요즘처럼 반려견으로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강아지들의 입장에서는 항상 억울한 의미들이다.

 

 

금계국-북미에서 온 귀화 식물종, 국화과 6~9월 개화

 

그리고 도처에 화사하게 피어있는 코스모스를 닮은 이 아이는 금계국이란 꽃이다. 꽃의 색깔이 황금색 볏을 가진 관상용

닭 금계를 닮아서 금계국 '金鷄菊'이며 영어명은 바람이 불면 황금물결이 치는 듯해서 'Golden-Wave'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귀여운 모양과 강렬한 색감으로 눈길을 끌어서 이런 꽃도 있구나란 생각에 이리저리 사진을 찍어 대다가 우연히 '망초까지 밀어내는 큰 금계국'이란 사설을 보게 되었다. 이전 같았으면 분명 무심코 지나쳤겠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라고 했던가? 이 아이들이 19세기 개화기 들어온 귀화식물이란 걸 알게 되었다. 어쩐지 물 건너온 듯 강렬한 색깔이 예사롭지 않았다. 특히 문제가 되는 '큰 금계국'인 이 형님 금계국은 신장이나 수명에서도 금계국보다 월등해 강인한 생명력으로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다고 한다.

 

'감사한 마음과 행복'의 민들레

‘가까이 있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고 멀리 있는 사람은 가까이 다가오게 해 준다’ 다는 계란꽃

길가의 다문화 꽃들도 금계국의 꽃말처럼 '상쾌한 기분'으로 어울려 지냈으면 좋겠다.

 

큰금계국-꽃 안쪽 '주황색 테두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