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온도 01.말-080 노력을 강요하는 폭력

# 노력을 강요하는 폭력
2001년 상영된 영화 '친구'라는 영화가 있다. 영화 속 부산 사투리를 통역해 달라는 서울 친구들의 전화가 빗발치던 시기였고 돌이켜 생각해 보면 우정이란 타이틀을 건 폭행과 폭언이 난무하는 영화였다.
'느그 아버지 뭐하시노'의 유행어를 만들어 내며 뒤따른 체벌이 아닌 폭행장면은 잊을 수가 없다. 그 옛날 이렇게 대놓고 폭행을 자행하던 선생님도 계셨고 '위플래쉬', '4등'에서는 너를 위한다는 명복 하에 폭력을 정당화시키는 선생님의 모습도 그려진다.

이 글에서는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위플래쉬 Whiplash'라는 영화가 언급된다. 몇 년 전 공전(空前:비교할 만한 것이 이전에는 없음)의 히트를 친 '라라 랜드'는 이 위플래쉬의 성공에 힘입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영화 위플래쉬가 채찍질을 의미하듯 채플레 선생님의 채찍질은 지독하기로 악명이 높다. 그는 잔인할 정도의 경쟁 유발, 인격 모독, 인종차별, 인신공격, 앙심, 보복 등의 나쁜 짓 종합 선물세트를 갖추었다. 그야말로 무지막지하게, 언어로, 행동으로, 감정으로 모든 걸 다 동원해서 학생들을 구석으로 몰아세운다.
시간이 흘러 우연히 재즈바에서 앤드류를 만난 채플레는 그의 채찍질은 '너를 유명한 재즈 뮤지션인 파커와 같은 인물로 양성해 내기 위한 방법이었다'라고 말한다.

영화 '4등'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 영화 프로젝트로 제작된 12번째 영화라고 한다. 영화의 내용은 수영이 좋지만 대회만 나가면 ‘만년 4등’인 준호와 “맞아서라도 1등만 하면 좋겠다”는 엄마, "때리는 스승이 진짜”라는 코치의 이야기를 통해 준호의 성장담과 더불어 폭력이 패턴화 되는 모습도 보여준다.
야! 준호, 너 바보야.어?
너 먹을게 입으로 들어가니? 어?
야! 4등!
폭언을 남발하는 엄마
“자기야, 난 솔직히 준호 맞는 것보다 4등 하는 게 더 무서워.”
체벌을 묵인하는 엄마
"네가 잘못했으니까 맞는 거 아냐'
체벌을 당연시하는 아빠
“집중을 안 하니까, 열심히 안 하니까 때리는 거야. 열심히 하면 내가 왜 때리겠어?”
체벌을 정당화하는 코치
영화 속에서는 준호를 향해 체벌을 가하지는 않지만 폭언을 일삼는 엄마와 사랑의 매를 정당화하는 코치의 모습이 시시각각 보인다. 코치에게 더 이상 "맞고 싶지 않다"라고 말하며 도망가는 준호의 모습과 동생에게 체벌을 가하는 모습은 폭력의 대물림과 패턴화를 보여주는 무서운 장면이다.

영화 위플래쉬와 4등에는 모두 체벌을 정당화하는 선생님이 등장한다. 그들의 목적은 '너를 위해, 너의 성공을 위해' 이 모든 것은 정당한 것이며 이 모든 것에 별다른 죄의식을 갖지 않는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말이 있다. 때리는 것은 가장 쉬운 폭력이다. 훈육이란 이름으로 자행된 사랑의 매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단연코 사랑의 매는 없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가 나온지 벌서 30년이 되었지만 아직 회자되는 이유는 키팅 선생님의 존재가 아직 그립고 부족한 까닭일 것이다.
성공한 삶이 반드시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 지금 키팅 선생님의 말씀을 더 새겨본다.
Carpe Diem 라틴어
Seize the day 영어
'시간은 흘러 오늘 핀 꽃은 내일이면 질 것이다'
'오늘을 즐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