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온도

언어의 온도 01.말-092 자신에게 어울리는 길

judy663 2020. 8. 7. 14:09

<싹쓰리 앨범, 출처-네이버>

# 자신에게 어울리는 길

요즘 가장 핫한 '신神'인 아이돌인 유두래곤, 린다G, 비룡으로 구성된 싹쓰리가 '다시 여기 바닷가'를 시작하기 전에 하는 말이 있다.

'묵묵히 우리만의 길을 가기 Let's go'

90년대 섹시 디바 이효리를 거쳐 2000년대 춤꾼 비, 그리고 현재 유산슬 유재석까지 그들의 감성은 90년대와 지금을 아우르지만 그들 스스로는 현재 아이돌과는 다른 감성을 이야기하자, 욕심부리지 말고 재미와 즐거움을 찾자, 그들에게 맞는 옷을 입자고 말한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길은 과연 무엇일까? 자신에게 어울리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은 진정 긴 시간과 후회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넌 이게 어울려!'
'그것 봐 예쁘잖아. 딱 어울리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누구 말대로 '결정 장애'를 가진 듯 물건을 고를 때도 그 초점은 내가 아닌 남의 기대와 부응에 맞춰져 있었다. 물론 수용적인 성격과 유교적인 가치관을 가진 자아가 자기의 소리를 낸다 건 일종의 부조화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나의 소리를 내지 않을 때마다 후회後悔라는 미련을 남겼다.

영화<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1989): 감독 로브 라이너, 출연 멕 라이언, 빌리 크리스탈


기억 넘어 처음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영화 속 샐리의 샌드위치 까다로운 주문을 처음 접했을 때의 당혹감을 잊을 수가 없다. 마치 주문을 받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 황당함과 피곤함이 몰려왔다.

1. 와플과 포테이토 튀김을 주시고요.
2. 와플에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올려주시는데,
3. 아, 바닐라가 없다면 와플은 많이 데우지 마시고 포테이토는 오른쪽에 놔주세요.
4. 커피 서비스에 크림을 올려주시면 고맙겠어요.

오랜 시간이 지난 다시 보게 된 샐리의 구체적인 주문을 보면서 샐리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철저하게 파악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도전 욕구를 불러 일으켰다. 물론 밥을 먹을 때마다 너무 까탈스럽게 주문을 요구한다면 상대방 누구에게나 힘들 수 있으니 민폐 캐릭터로 가기 전까지 그 적정 선과 자신의 의사를 기분 나쁘게 표현하는 방법도 필요할 것이다.

책<탈출 아무거나(2018): 글 함영연, 그림 현숙희>


'뭐 먹을까?"
선택 1: '아무거나'
선택 2: '난 오늘 매콤한 게 당기네'

많은 일들은 아주 사소한 것들부터 시작되어 그 변화를 거치게 된다. 일상의 사소한 것들부터 나의 소리를 내어 보는 건 어떨까? 내게 맞는 옷은 이런 저런 것을 거친 뒤에 느낄 수 있다. 나는 어떤 사람이고 나에게 어울리는 것이 무엇인지 말이다.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하지 않아서, 하고 나서도 하는 것이 후회라면 난 이제 후자를 택한다.

작가의 말처럼 나 자신에게 솔직해져야 한다. 눈치와 코치에 연연하다가 늘 이 후회라는 놈과 친구 하지 않도록 말이다.


낭비한 시간에 대한 후회는 더 큰 시간 낭비이다.
-메이슨 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