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에 흐르다

경계에 흐르다-나를 만나는 일

judy663 2020. 12. 22. 08:10


공부와 독서를 할 때 이성보다는 감성을 강조하고 싶다. 이성은 우리 모두의 것이지만 감성은 오직 나의 것이기 때문이다.

장자 천도편 '윤편'의 이야기에서 왕인 환공이 아무리 성인의 이야기를 읽는다고 해도 이야기 속의 뜻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고 언어를 통한 소통과 전달은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

그러니 우리가 독서나 공부 같은 간접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는 것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글은 쓰는 사람이 읽는 사람을 초대한 것이니 초대에 응한 뒤에는 '내 길을 찾아야 한다.'

읽기와 쓰기가 하나의 교차되어 있듯이 듣기와 말하기도 그러하다. 다른 이가 하는 말의 느낌과 뉘앙스를 그대로 받아들 일 수는 없다. 이것은 윤편이 가진 수레바퀴 깎는기술을 아들에게 온전히 전해주지 못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듣거나 읽고 나서 이해하는 모든 활동은 결국 나의 일이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나의 마음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아무리 긴 산행이어 도 풀 한 포기 제대로 볼 수 없을 것이며 사람을 만나거나 책을 읽는 활동에서도 그 이야기가 마음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여기 '나'라는 고유 별이 있다고 상상해 보자. 이 별의 고유성은 나의 중력을 형성한다. 고유성은 나의 몸과 마음에서 나오는데 외부의 가치와 개념에 휩쓸려 나의 생각과 가치를 만나지 못 한다면 나는 결국 중력없는 별, 스스로 빛을 발하지 못 하는 메마른 행성으로 전락할 것이다.

따라서 장자 천도편의 '윤편'은 손으로 다루는 일이 마음에 있다고 했으며 송나라 철학자 '장횡거'는 책을 읽음으로 내 마음을 지킨다고 말한 것이다

진정한 읽기는 즐기는 과정 속에 자신을 발견하고 쓰기 영역인 실천으로 확장되어 스스로 변화를 경험하는 것이다. 그때 자유와 평화에 관한 책을 접하게 된다면 자유롭고 평화로워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