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에 흐르다

경계에 흐르다-잔소리에 대하여

judy663 2020. 12. 31. 08:10

 

 


동아시아 통치의 전통적인 지혜를 살펴보자.

가장 훌륭한 통치는 통치자가 있다는 것만 안다.
그 다음 단계는 통치자를 찬미하며 가깝게 여긴다.
그 다음 단계로는 통치자를 두려워한다.
가장 낮은 단계는 백성들이 통치자를 비웃는 단계이다.

-노자老子 도덕경 17장-


그렇다면 정치는 왜 이렇게 낮은 단계로 퇴화하는가? 노자는 그것은 '신뢰'의 문제라고 간파看破했다.

가장 훌륭한 통치자는 특정한 이념이나 가치관으로 무장하여 백성들에게 실행하기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백성을 신뢰하는 통치자이다.

반대로 가장 낮은 단계인 통치자를 '비웃는 단계'에서는 통치자는 강한 이념이나 기준을 가지고 통제하려고 하는데 이는 백성들을 불신不信하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도 대개는 부모의 '선의善意'에서 시작된다. 자식을 위한다는 명목하名目下에 선의로 요구되는 일들이 자식의 성향과 맞지 않을 때 갈증은 유발된다.

부모의 강한 기준과 이념은 시시콜콜 자녀들에게 '잔소리'를 표출되는데 이것도 부모가 자식을 믿지 못 하는 불신에 바탕을 둔다.

'잔소리'를 줄이는 방법은 자신의 이념이나 기준으로 상대를 보지 말고 '믿음'이 바탕될 때 가능하다.

 


'말을 아끼라'
-노자 도덕경 17장-


노자가 말한 가장 훌륭한 통치자는 백성을 신뢰하고 믿기에 백성은 그저 통치자가 존재한다는 사실만 인지한다.

따라서 백성은 공이 이뤄지고 일이 잘되어도 통치자의 공보다는 원래부터 가능했거나 자신이 이루어낸 것으로 받아들인다.

훌륭한 부모 또한 자식을 믿음으로 대하기에 자식 또한 잘 된 것을 부모의 공덕으로 여기기보다 스스로의 노력과 자율성에 기인起因했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

통치자나 부모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주도권'을 상대에게 주는 것이다. 자율自律, 자정自正, 자정自定의 능력과 자부심을 그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爲道損 -老子-
도를 행하는 것은 자신의 신념을 줄이고
자신을 무한한 개방성에 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