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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바람이 불어-윤동주

judy663 2023. 11. 23. 07:00

#바람이 불어(1941)

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와
어디로 불려 가는 것일까

바람이 부는데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다.

내 괴로움에 이유가 없을까

단 한 여자를 사랑한 일도 없다.
시대를 슬퍼한 일도 없다.

바람이 자꾸 부는데
내 발이 반석 위에 섰다.

강물이 자꾸 흐르는데
내 발이 언덕 위에 섰다.

윤동주

출처 이창휘님 카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