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11MON

# 일상의 골목 시계, 모스크 무슬림은 하루에 다섯 번 예배를 드린다. 새벽 예배, 낮 예배, 오후 예배, 일몰 예배, 취침 예배인데 바쁘면 두 번의 예배를 묶어서 한꺼번에 봐도 된다. 모스크에서는 예배 시간을 알려 주는 아잔adhān을 낭송하는데 무아진이 모스크 첨탑 위에 올라가 마을 사람들을 향해 예배를 알린다. 마을 사람들은 매일 외쳐 주는 아잔 소리로 하루의 시간을 가늠하는데 그 시간표는 날마다 해의 길이에 따라 달라지는 실질적인 삶의 기준이다. 아잔 소리가 울리면 사람들은 모스크로 향하는데 손발을 씻고 모스크 안에서 10분간의 예배를 드린다. 물론 집, 회사 그리고 비행기, 기차 등에서 간단하게 예배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아잔adhān 이슬람교에서 신도에게 예배시간을 알리는 소리이며 내용은 ..

# 건축에 압축된 예술혼 이슬람은 주변 나라를 정복해 나가면서 그들의 문화와 지식 체계를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이슬람의 융화력과 포용 정신은 문화 발전과 성장의 자양분이 되었다. 메카에서 출발한 이슬람 문화는 페르시아 문화를 수용함으로 몇 단계 성숙했고 실크로드를 따라 중앙아시아와 튀르크계, 중국, 인도 문화까지 수용하였다. 이슬람 문화는 메카를 중심으로 동서로 멀어질수록 다문화, 다종교 공존이 숨 쉬며 풍성, 다양하다. 반대로 메카와 가까울수록 근엄하고 단순, 투박, 무미건조하다. 메카에서 출발해 가장 동쪽에 위치한 인도의 '타지마할'과 가장 서쪽에 자리 잡은 '알함브라 궁전'은 최고의 건축 예술로 손꼽힌다. 우상 숭배를 금지하는 이슬람에서는 인물, 동물상을 예술적 형태로 표현할 수 없는 제약으로 예술..

# 중세 최고 학문의 전당: 지혜의 집 지혜의 집 '바이트 알히크마bait al-ḥikmah'는 9세기 바그다드에 설립된 중세 최고의 외국어 문헌 번역 기관이자 도서관이다. 일반적으로 이슬람 문화는 종교와 삶이 하나로 묶여 있는데 학문 또한 종교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이민족에게 아랍어를 가르치기 의해 언어학과 이슬람교의 성서인《꾸란》을 해석하기 위한 법학과 신학이 발달하였다. 그리스와 오리엔트의 철학서와 과학서가 아랍어로 번역되었으며 900년까지 플라톤, 아리스토텔리스와 같은 그리스 학자들의 저술 대부분이 아랍어로 번역되었다. 이런 수용적인 자세는 중세 이슬람 과학과 학문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 아랍어로 쓰인 그리스와 오리엔트의 풍부한 고전들은 훗날 라틴어로 번역되어 서유럽으로 전해졌고 유럽 르네..

# 공존의 도시, 이스탄불 🙏pray for turkiye🙏 튀르키예의 이스탄불은 밀레트 정신이 오늘까지 잘 유지되고 있는 도시인데 유대 문화, 그리스 정교, 가톨릭 문화가 이슬람의 삶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휴리예트＞는 튀르키예 최대 일간지로 한때 유대인이 사주인 유대계 언론이었다. 인구 98％가 무슬림인 나라에서 가장 많이 보는 신문이다. 그리고 상위 재벌 중에 유대계 회사가 눈에 띄는 것도 다른 이슬람 국가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그리스 정교인 대주교청은 지금도 아테네가 아닌 이스탄불에 있으며 이스탄불 신도시 핵심부엔 유대교 교회를 중심으로 유대인 상권이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무슬림의 라마단 금식도 지킨다. 튀르키예에는 자신과 다른 것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이며 자신과 다르더라..

# 소수 민족과의 공존과 화해: 밀레트Millet ✨️밀레트 오스만 제국하의 피지배 계층에게 허락된 종교와 민족에 따른 종교 자치체이다 밀레트 내에서는 독자적인 관습법과 제도가 통용되며 술탄에게만 책임을 지는 최고 종교 지도자에 의해 통치된다. ✨️밀레트 집단 중요한 밀레트는 그리스 정교도, 아르메니아 정교도, 유대교도 등이다. 밀레트는 오스만 제국 600년 역사를 통해 제국의 이질적이고 다양한 민족적 요소를 통합한 원동력이 되었다.

# 소수 민족과의 공존과 화해: 딤미ذِمِّي ḏimmī 딤미-비무슬림의 법률적 용어 중세 이슬람 사회에서 자신의 고유한 문화와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게 허용된 이교도 딤미 지위 무슬림 통치자와 비무슬림 공동체 간 계약으로 결정 딤미는 이슬람 국가의 정치적 지배와 일정 부분의 제약 인정, 인두세 납부 무슬림 국가는 딤미의 생명과 재산 안전보호, 신앙 자유, 내적 자치 등을 보장 딤미 한계 이슬람 사회에게 그들은 노예보다는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지만 무슬림에 비하면 열등한 존재. 무슬림 법정 증언 불가, 노예와 여성과 같은 피해 보상, 무슬림 여성과 결혼 불가, 무슬림과 옷차림 구분, 말 대신 당나귀나 노새 이용, 예배 장소 신축 불가 등 📋 딤미 범위 담미 지위를 누릴 수 있었던 사람들은 꾸란에 '책의 ..

#《꾸란القرآن / al-qur'ān》인가, 칼인가? 무함마드가 사망한 지 100년 만에 이슬람 세력은 아라비아 반도, 북아프리카 전역, 이베리아 반도, 이란, 인도, 중앙아시아 일부까지 진출했다. 메카에서 출발한 이슬람이 이토록 빨리 전파된 배경은 과연 무엇인가? 이탈리아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1225?-1274)는 "한 손에 칼 한 손에 꾸란"이라는 말을 만들어 이슬람의 확장을 피력했는데 그의 이슬람 왜곡이 유럽으로 전파되어 이슬람 진리를 오해하고 적대감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칼의 위협이 걷힌 뒤에도 이슬람이 정착된 것은 '포용과 융화력'이다. 1. 포용 이슬람이 등장할 당시 피지배 민중에게 스며든 매력은 바로 혁명적인 '조세 제도'이다. 누구든지 경작지에서 자유롭게 경작하고 25%의 ..

# 이자가 아닌 이윤을 나누는 도덕 경제 이슬람 경제의 핵심은 자본주의적 도덕 경제인데 가장 잘 알려진 것이 '이자 없는 은행 제도'이다. 이슬람법에서는 전통적으로 이자를 금지하고 있으며 고리대금업도 불법이다. 그럼 이슬람 사회에서 은행은 어떻게 운영되는가? 바로 '배당금'인데 예금자가 은행에 돈을 맡기면 은행은 기업에 투자해 그 벌어들인 수익을 분배하는 것이다. 이슬람 은행은 예금자의 돈을 건전한 기업에 투자해 이익을 남기고 설령 손해를 보더라도 그 손해를 같이 부담하는 개념을 가진다. 공공의 이익을 우선하는 것이다. 오늘날 무슬림들은 이슬람 은행에 계좌를 유지하는 것은 종교적, 도덕적 의무로 여긴다.

# 공동체 정신을 실천하는 라마단 모든 무슬림은 해마다 이슬람력의 아홉 번째 달에 한 달 동안 단식을 한다. 이 기간 동안 해가 있는 낮 동안은 물 한 모금도 마시지 않으며 철저히 단식을 하지만 해가 뜨기 전 새벽 식사와 해가 진 뒤에 식사는 허용된다. 이슬람 국가에서는 새벽이 되면 모스크에서 나온 북치기가 북을 두드리며 사람들을 깨운다. 라마단 기간 자칫 새벽 식사를 거르게 되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아잔'은 예배가 시작되고 끝남을 알리는 낭송인데 이를 부르는 사람을 '무아진'이라고 한다. 이슬람의 단식은 원래 사움이라고 하지만 단식하는 달 이름을 그대로 따서 '라마단'이라고 부른다. 라마단 기간에는 부유하든 가난하든 권력자이든 평범한 시민이든 모두 같은 조건에서 고통을 체험하는 것이다..

# 이슬람의 자선과 복지 나는 존재한다 우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존재하기 때문에 내가 존재한다. 공동체의 일원으로 존재감을 확인하는 이슬람 사회의 가장 큰 특징을 보여 주는 말이다. 이슬람 사회의 공동체 정신과 가족 중심주의는 동양적 전통과 많은 부분 공유되면서 이슬람이 아시아 사회에 뿌리내리는데 기초가 되었다. 이슬람은 아랍에서 아랍인 예언자에 의해 계시되었지만 현재 이슬람 인구의 70% 정도는 아시아에 거주 중이다. 남녀가 내외하는 풍습, 연장자에 대한 존중과 배려, 대가족 제도, 상부상조의 공동체 정신 등이 아시아 문화에 거부감 없이 스며들 수 있었다. 이슬람의 공동체 정신은 '자카트zakāt'에서 찾을 수 있는데 자신의 재산과 수입을 나누는 종교적 의무이다. 자카트는 강제 규정을 적용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