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서로의 눈을 더 많이 들여다보게 하고 또 침묵을 달래 주기 위해 정부는 한 사람당 하루에 정확히 백예순일곱 단어만 말하도록 법을 정했다. 전화가 울리면 나는 '여보세요'라는 말 없이 가만히 수화기를 귀에 댄다. 음식점에서는 치킨 누들 수프를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나는 새로운 방식에 잘 적응하고 있다. 밤 는게 나는 멀리 있는 연인에게 전화를 걸어 자랑스럽게 말한다. 오늘 쉰아홉 개의 단어만 썼으며 나머지는 당신을 위해 남겨 두었다고. 그녀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면 나는 그녀가 자신의 단어를 다 써 버렸음을 안다. 그러면 나는 '사랑해'하고 천천히 속삭인다. 서른두 번 하고 3분의 1만큼. 그 후에 우리는 그냥 전화기를 들고 앉아 서로의 숨소리에 귀 기울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