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솥밥 기껏 사준 도시락을 남편은 가끔씩 산에다 놓아준다 산새들이 와서 먹고 너구리가 와서 먹는다는 도시락 애써 싸준 것을 아깝게 왜 버리냐 핀잔을 주다가 내가 차려준 밥상을 손톱만 한 위장 속에 그득 담고 하늘을 나는 새들을 생각한다 내가 몇 시간이고 불리고 익혀서 해준 밥이 날갯죽지 근육이 되고 새끼들 적실 너구리 젖이 된다는 생각이 밥물처럼 번지는 이 밤 은하수 물결이 잔잔히 고이는 어둠 아래 둥그런 등 맞대고 나누는 한솥밥이 다디달다 문성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