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길이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언덕들은 네가 가야 할 길을 감추었다가 드러낸다. 길이 저 아래로 아득히 떨어지고, 너는 마치 희박한 공기 위를 걷는 것만 같다. 추락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순간 길이 너를 받아 너의 발을 떠받쳐 준다. 네 앞에 놓인 길이 결국에는 언제나 네가 걸어야 할 길이었으며, 너를 너의 미래로 데려갈 길이었고, 너를 이 장소로 데려온 길이었다. 그 길이 때로는 네가 자신에게 한 약속을 무너뜨릴지라도 그 길이 도중에 너의 심장을 고통스럽게 할지라도. 너는 느낀다, 이 여행이 너 자신 깊은 곳에서 시작되어 하나의 깨달음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임을. 너 자신 안에 있기도 하고 너의 손길이 닿지 않는 먼 곳에 있기도 한 그 어떤 것을 위해 너는 위험을 무릅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