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복사꽃과 제비
불행한 나라의 하늘과 들에 핀 작은 별들에게
복사꽃과 제비와 어린이날이 찾아왔구나.
어린 것 껴안고 뜨거운 눈물로 뺨을 부비노니
너희들 키워줄 새 나라 언제 세워지느냐.
낮이면 꽃 그늘에 벌떼와 함께 돌아다니고
밤이면 박수치는 파도 위로 은빛 마차 휘몰아가고
거칠은 바람 속에 다만 고이 자라라
온 겨레의 등에 진실한 땀이 흐르는 날
너 가는 길에 새로운 장미 피어나리니
황량한 산과 들 너머
장미여 삼천리에 춤을 늘여라.
불행한 나라의 하늘과 들에 핀 작은 별들에게
복사꽃과 제비와 어린이날이 돌아왔구나.
김광균 <1946.5.5.서울신문>
📚복사꽃과 제비
김광균 시인이 해방 이듬해 어린이날을 기념하여 쓴 시다. 어려운 시절 이땅의 어린이
들에 대한 사랑과 염려가 짙게 깔려 있는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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