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소와 겸손은 인간 덕성德性의 절정에 속하는 것들이다. 검소함은 의식衣食을 소박하게 하는 것을 떠올린다. 그러나 돈이 많으면 이것을 소박하게 하는 것은 쉽지 않으며 자신의 중심을 벗어나게 된다.
인간의 욕망에는 원심력의 속성이 존재하며 인간의 근본에는 중력의 속성이 있다. 원심력을 타고 자신의 근본을 이탈하려는 욕망을 중심 쪽으로 끌어내리려는 태도가 바로 '검소함'이다.
선비가 도道에 뜻은 두고도 평범한 옷을 입고 거친 음식을 먹는 것을 부끄러워한다면 더불어 의논하기에 부족하다.
-공자 논어 이인里仁편-
지식에 대한 탐욕도 비슷하다. 한없이 배우려고 돌아다니는 원심력을 타느라 정작 지성의 중력은 상실해 버린다. 우리가 배우는 궁극적인 목적은 자신이 처한 환경속에서 적절하고 의미 있는 행동을 하기 위함이다.
메디치 가문을 배우러 이탈리아까지 쫓아간 부자들은 귀국후 진작 흉내조차 내보려고 하지 않는다.
검소함은 원심력과 중력 사이 맞춰진 균형으로 탄성을 만들어 낸다. 이 탄성은 한 사람의 인격을 확장시키는 결과를 가져오며 어떠한 정치적 리더쉽도 이 탄성 없이는 건강한 권력을 가지지 못한다.
자애로움을 가져야 용감할 수 있고
검소해야 넓어질 수 있으며
앞서려고 거칠게 나서지 않아야 지도자가 될 수 있다.
-노자 도덕경 67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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