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儀式3
나는 너의 말이고 싶다.
쌀이라고 하는 말.
연탄이라고 하는 말.
그리고 별이라고 하는 말.
물이 흐른다고
봄은 겨울 다음에
오는 것이고
아이들은 노래와 같다라고 하는
너의 말.
또 그 잘 알아들을 수 없는 말.
불꽃의 바다가 되는
시이트의 아침과 밤 사이에
나만이 듣는 너의 말.
그리고 또 내게 살며시 깜빡이며
오래
잊었던 사람의 이름을 대듯이
나직한 목소리로 부르는 평화라고 하는 그 말.
전봉건(1928∼1988)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은 글-그저 봄-나태주 (2) | 2024.04.03 |
---|---|
좋은 글-오는 봄-나태주 (0) | 2024.03.29 |
좋은 글-선운사-최영미 (0) | 2024.03.08 |
좋은 시-외롭다고 생각할 때일수록-나태주 (2) | 2024.02.08 |
좋은글-남편-문정희 (2) | 2024.0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