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은 모든 정해진 것들에 저항하면서 생명을 유지한다. 그런 예술적 생명력이 저항하며 흘러 남긴 흔적들이 미술사, 음악사를 이룬다. '저항의 기운'은 예술의 원천이라 할 것이다.
광주의 별칭인 예향은 '예술의 기운이 흐르는 동네'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그럼 '예술의 기운'이란 무엇인가?
음악이나 미술을 단지 표현하는 것이 아닌 이런 형식을 통해 '인간, 세계 자체'를 표현할 수 있다면 그는 예술가라고 불릴 수 있다.

예술가는 학문적 지식을 뛰어넘는 '인문적 통찰력'을 가진다. 이에 예술가의 고뇌는 이곳, 저곳을 바라보다가 '이곳에 있는 자신이 저곳을 봐 버릴 때' 자신 안에서 분열을 겪게 된다. 익숙한 '이곳'에서 '저곳'으로 건너가기 위한 저항과 배반이 일어난다.
이런 배반의 출렁거림은 자신을 비창조적이라고 자학할 때 종종 정신병을 유발하는데 이는 지독한 자발적 학대이다.
예술가는 예민한 감각으로 인간이 나아가는 길을 먼저 보는 사람이다. 예술의 정신은 '먼저 보는 일'로 이는 익숙한 자신에 대한 저항에서 출발한다. 먼저 본 이들은 '갑자기' 그것들을 세상에 드러내는데 이것이 바로 '예술의 힘'이다.
잭슨 폴락의 그림에서 사후 25년이 지난 후에나 체계적인 '프랙탈 이론'이 발견되었으며
반 고흐의 몇 그림에서 그의 사후 50년 후에 발표된 유체역학 '콜모고르프 척도'가 구현되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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