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득한 몇십 년 전 천주교 재단의 살레시오 중학교의 추억을 떠올려 본다.
살레시오 중학교는 천주교 가치 확산을 목적으로 세운 곳이었지만 재학 당시 선생님, 신부님 그 누구로부터 종교를 권하는 이는 없었다.
기다림의 미학을 실천하신 그분들이 계셨기에 강제적 교육보다 기다려 주는 힘의 강력함을 어릴 적에 체득體得할 수 있었다.
교육의 핵심은 '자기 자신이 바로 별이라는 것'을 깨닫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믿는다.
매일 아침 정문 앞 학생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주셨던 어느 외국인 신부님의 모습
'쓰레기를 버렸다', '같은 사람을 때렸다' 등
사실만을 언급하며 스스로 교정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신 흐릿한 기억 속 신부님이신지 선생님의 모습
소풍날 나지막한 동산을 몇 개나 넘어야 했던 당시 우리보다 먼저 정산에 올라 트럼펫을 불러주셨던
스페인에서 오신 왕 신부님의 모습
불언不言은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닌 '개념적으로 규정하거나 정의를 내리는 방식'을 말한다.
그분들을 통해 보편적인 사랑의 가치와 실천의 힘을 배웠다. 교육은 교육의 공이 피교육자에게 돌아가게 할 수 있을 때 진정으로 완성될 것이다.
성인聖人은 불언지교不言之教를 행한다
-노자老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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