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98

좋은 글-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은 다 공짜다-전진우

#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은 다 공짜다 그걸 누릴 줄 알면 부자인거야." 부는 바람도 공짜, 하늘에 뜬 흰구름도 공짜, 초록으로 물들어가는 나무도 공짜, 눈부신 햇살도 공짜였다. 화사하게 피어나는 꽃의 자태도 공짜, 그 꽃이 풍기는 향기도 공짜였다. 우연히 만난 아이의 환한 웃음도 공짜,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도 공짜였다. 세상에서 아름다운 것들은 다 공짜다. 사랑, 우정, 의리, 신뢰 등은 천만금을 주어도 살 수 없다. 그 대신 노력과 시간을 들이고 온 마음을 쏟지 않으면 절대 가질 수 없는 것들이다. 아침에 시린 공기도, 숲길을 걷는 것도, 아이들 뛰노는 소리도, 책방에서 뒤적이는 책들도, 아무 바람 없는 친절도, 시원한 나무 그늘도, 인생에서 진실로 좋은 것은 다 공짜다. 돈으로 살 수 없고, 숫자로 ..

좋은 글 2022.04.05

좋은 글-뜬금없는 소리4-윤금초

# 뜬금없는 소리 4 건 또 무슨 육개장에 보리밥 마는 소린감? 보리밥이 건건이는 더 들더라구. 피차 한 구름으로 갰다 흐렸다 허는 마당에 눈썹 하나 이끗 않구 말휘갑을 치다니. 일어서나 자빠지나 다 제 할 탓인 겨. 이것 집적 저것 집적 덤벙대구, 두메 고뿔이 서울 몸살더러 환약 써라, 탕약 써라 신칙할 일 아닌데도 기름진 소리나 허구. 허우대는 말매미처럼 미끈혀도 버르장머리는 좀나방 다음 가는 작자라니께. 말귀는 바늘귀보다 더뎌도 군소리 이삭 줍는 데엔 수가 익어서 금방 뚝배기 끓어 넘치는 소리 물색ㅤ읍시 두런거리구, 새겨들으나 흘려들으나 꼭 소같은 사람 말눈치 하나는 파발마보다 빠르다니께 그려, 암만... 남의 말에 귀 여리면 벼 심은 논도 젭혀먹는 벱이여 참 용도 허구 장도 허우 겉만 두부모 같지..

좋은 글 2022.03.25

좋은 글-마음이 마음을 안다 -법정스님

# 마음이 마음을 안다 남을 미워하면 저쪽이 미워지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이 미워진다. 부정적인 감정이나 미운 생각을 지니고 살아가면 그 피해자는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다. 하루하루를 그렇게 살아가면 내 삶 자체가 얼룩지고 만다. 인간관계를 통해 우리는 삶을 배우고 나 자신을 닦는다. 회심(回心), 곧 마음을 돌이키는 일로써 내 삶의 의미를 심화시켜야 한다. 맺힌 것은 언젠가 풀지 않으면 안 된다. 이번 생에 풀리지 않으면 언제까지 지속할지 알 수 없다. 미워하는 것도 내 마음이고 좋아하는 것도 내 마음에 달린 일이다. 법정스님 '무소유' 중에서

좋은 글 2022.03.25

좋은 글-나태주-뒷모습

# 뒷모습 뒷모습이 어여쁜 사람이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이다 자기의 눈으로는 결코 확인이 되지 않는 뒷모습 오로지 타인에게로만 열린 또 하나의 표정 뒷모습은 고칠 수 없다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 물소리에게도 뒷모습이 있을까? 시드는 노루발풀꽃, 솔바람 소리 찌르레기 울음소리에게도 뒷모습은 있을까? 저기 저 가문비 나무 윤노리 나무 사이 산길을 내려가는 야윈 슬픔의 어깨가 희고도 푸르다 🌿노루발풀꽃 산야의 숲속에서 자생하는 야생화. 높이 26cm내외이고 꽃은 6~7월에 2~12개의 흰색꽃이 피며 꽃말은 '소녀의 기도'이다.

좋은 글 2022.03.17

좋은 글-야설-이양연

# 야설野雪 눈 덮힌 들판 길을 걸어 갈 때 穿雪野中去천설야중거 어지럽게 함부로 걷지를 말라. 不須胡亂行불수호란행 오늘 내가 밟고 간 이 발자국이 今朝我行跡금조아행적 뒷사람이 밟고 갈 이정표가 될 것이니.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이양연(李亮淵·1771~1853) 고시 '야설' 조선 정조와 순조 때를 살다 간 시인 임연당(臨淵堂) 이양연의 작품이다. 김구(金九) 선생의 애송시로 유명하다. 짧은 시에 촌철살인寸鐵殺人의 시상을 멋지게 펼쳐내고, 따뜻한 인간미와 깊은 사유를 잘 담아내는 이양연의 전형적인 시풍을 보여준다. 원시는 천설(穿雪)이나 답설 (踏雪)로 금조(今朝)는 금일(今日)로 바뀌어 전해진다

좋은 글 2022.03.15

좋은 글-행복에게-이해인

# 행복에게 어디엘 가면 그대를 만날까요 누구를 만나면 그대를 보여줄까요 내내 궁리하다 제가 찾기로 했습니다 하루하루 살면서 부딪치는 모든 일 저무는 시간 속에 마음을 고요히 하고 갯벌에 숨어있는 조개를 찾듯 두 눈을 크게 뜨고 그대를 찾기로 했습니다 내가 발견해야만 빛나는 옷 차려입고 사뿐 날아올 나의 그대 내가 길들여야만 낯설지 않은 보석이 될 나의 그대를 이해인

좋은 글 2022.03.09

좋은 글-쉼표-조미하

# 쉼표 무엇이 그리 바쁘던가 한번쯤 쉬어가면 어떠리 기계도 기름칠하고 쉬게 해줘야 별 무리없이 잘 돌아가지 않는가 너무 많은 걸 짊어지고 하나라도 내려놓으면 큰일날 듯 하지 말자 어차피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것을... 한번쯤 모두 내려놓고 쉬어가자 잠시 찍어보는 내 삶의 쉼표는 어떤가 브레이크 없는 내 삶이 너무 안쓰럽지 않은가 조미하

좋은 글 2022.03.01

좋은 시-하필이란 말-김승희

# 하필이란 말 하필이란 말이 일생을 만들 때가 있다 하필이면 왜 그날 하필이면 왜 그 배를 하필이면 왜 거기에 하필이면 왜 당신이 하필이면 왜 내가 하필이면 왜 그때 하필이면 언제 어디로 갈지 모른다 하필이면 이유를 모르고 배후도 동서남북도 모르지만 하필은 때로 전능하기도 하다 우연의 전능, 우연은 급히 우연을 조립한다 하필은 불현듯 순간의 어긋남에 불을 비춰주는 말 잘못된 시간 잘못된 장소 잘못된 일이 하필은 기필코 하필이란 말을 물어보게 하는 말 하필은 참회도 없이 두 손을 붙들고 우는 말 하필이 쌓아올린 하필 그런 삶 김승희 중에서

좋은 글 2022.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