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유지태는 이영애를 향해 이렇게 외쳤다.
"사랑이 어떻게 변화니?"
그들의 뜨거웠던 사랑은 이렇게 소멸되어 간다. 영화의 제목처럼 봄날은 간다.
작가는 7년 넘게 사귄 여자 친구와 헤어진 후배의 취중 발언을 언급하는데
" 선배, 우린 목적지 없이 여행길에 올랐던 것 같아요. 목적지 없이."
" 괜찮아요, 곧 잊을 테죠."
그렇지만 목적지를 설정하고 시작하는 사랑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설령 목적지를 정했더라도 그 과정에서 수정 변경되어 다른 목적지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
누군가의 말처럼 사랑도 생명체처럼 생성 변천 소멸의 과정을 거친다면 사랑의 생성은 봄날이며
변천은 변심이며 소멸은 이별일 것이다. 하지만 그리 간단하지만 않은 것이 사람의 일이라 사랑이 변천되어
소멸되지 않고 옅어져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情정, 연민 등 다른 모습으로 옮겨질 수도 있을 것이다.
진실한 사람의 길은 결코 평탄하지 않다.
진정한 사랑의 길은 험한 가시밭길이다.
알맞게 사랑하시오. 오랜 사랑은 그런 것이다. 너무 빨리 닿는 것은 너무 늦은 것처럼 더딘 것이오.
-셰익스피어-
PS.
후배의 취중발언을 듣고 작가는 어설픈 위로의 말이나 본인의 경험담을 입에 올리지 않는다.
'경청'이라는 가장 어렵고 고급 기술을 이미 겸비한 것이다. 글 속에서 느껴지는 작가의 삶에 대한 모습이
'좋다 좋다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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