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온도

언어의 온도 01.말-039 당신은 5월을 닮았군요

judy663 2020. 6. 4. 20:13

 

5월의 연두빛깔

 

5월을 가장 좋아한다는 작가는 5월의 속성을 '자라다'로 요약한다. 나도 매년 5월의 연두색 파릇한 잎들을 보고 있으면 쑥쑥 자라나는 아이들처럼 자동 엄마 미소가 만개한다. 

5월을 뜻하는 May는 그리스 신화 속 풍요와 증식의 여신 '마이아 Maia'에서 왔다고 한다. 영어 단어의 70% 이상이 라틴어와 그리스어에서 파생되었다고 하니 그리스 신화 속의 무수한 인물과 단어들이 영어 속으로 들어왔을 것이다.

 

5월을 좋아하는 작가는 몇 해 전 한 여인을 향해 "당신 정말이지 5월을 닮았군요"라고 살포시 고백했다고 한다. 후일담은 알 수 없지만 그가 표현하고 싶었던 건 '사랑해요, 좋아해요'가 아닌 제가 5월을 좋아하니 제가 좋아하는 당신도 '5월처럼 아름답군요. 5월처럼 좋아합니다.' 이런 은유와 비유의 표현이었다.

사실 상대방이 작가와 같은 마음이었다면 이런 간질간질한 표현조차도 설렘으로 다가왔을 것이지만 다른 마음이었다면 마음이 더 사라졌을 수도 있다. 시인의 표현도 상남자의 표현도 모두 상대방의 마음에 호감이 있다면 빛을 발하겠지만 마음이 없다면 지극히 힘들고 인내력과 지구력을 요구하는 것들이다.

 

2020년의 5월은 연두 빛의 신선함과 싱그러움을 느끼기도 전에 '훅' 지나가버린 느낌이다. 이전에도 분명 '훅' 지나갔을 테지만 올해의 5월은 자유롭지 못하다는 느낌 탓에 더 아쉽고 짧다는 느낌이 든다. 2021년의 연두 빛은 또 어떤 모습으로 느껴질지 기다려진다.

   

 

마이아와 그녀의 아들 헤르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