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에 흐르다

경계에 흐르다-고향, 나의 까닭

judy663 2020. 12. 2. 23:06


고향의 한자를 살펴보자
故: 연고, 근거, 원래, 본래
鄕: 시골, 고향

고향故鄕은
'나의 본래 모습', '원래의 나'가 존재했던 곳
화장기 없는 나의 맨 얼굴이 여전히 남아 있는 곳
일반명사가 아닌 고유명사로 살아 있을 수 있는 곳

타향他鄕은
'타자'들과 동화되면서 익명성을 가진 곳
다양한 수식어 덩어리를 달고 다니는 곳
나의 진짜 모습보다 정해진 이념, 신념에 따르는 곳

'나'를 삶의 주인으로 두지 못 하고
화장기로 꾸며 놓은 삶을 산다면 고향을 잃은
그것은 바로 타항살이다

고향 친구 용진이의 호출은 바로 온전한 나를 바라본 고향의 호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