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글 26

산에는 꽃이 피네-법정 스님-지혜로운 삶의 선택2

# 지혜로운 삶의 선택2 모든 것은 세월에 씻겨 시들고 허물어져 간다. 거죽은 늘 변하기 마련이며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불교 용어로 '무상無常하다' 는 말이 있다. 모든 것은 영원하지 않으면 변한다. 이것이 우리의 실상이다. 만약 이 세상이 잔뜩 굳어 변함이 없다면 얼마나 숨이 막힐까. 변화가 있기에 환자가 건강을 되찾고 가난에서 부자로 오만한 이가 겸손한 이로 변화될 수 있다. 문제는 어떻게 변해 가느냐에 있다. 자신의 중심을 들여다 보자. 거죽에 살지 않고 중심에 사는 이는 어떤 시간 속에서도 좌절하거나 허물어지지 않는다. 나는 누구인가 이 원초적인 물음을 통해 늘 중심에 머물러야 한다.

산에는 꽃이 피네-법정 스님-지혜로운 삶의 선택1

# 지혜로운 삶의 선택 1 나는 누구인가. 스스로 물으라. 나는 누구인가. 자신의 속 얼굴이 드러나 보일 때까지 묻고 물어야 한다. 건성으로 묻지 말고 목소리 속의 목소리로 귓속의 귀에 대고 간절하게 물어야 한다. 해답은 그 물음 속에 있다. 그러나 묻지 않고는 그 해답을 이끌어낼 수 없다. 나는 누구인가. 거듭거듭 물어야 한다.

산에는 꽃이 피네-법정 스님-소유의 비좁은 골방4

# 소유의 비좁은 골방4 우리 앞에는 늘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놓여 있다. 오르막길은 어렵고 힘들지만 인간의 길이고 꼭대기에 이르는 길이다. 내리막길은 쉽고 편리하지만 짐승의 길이며 구렁으로 떨어지는 길이다. 우리가 평탄한 길만 걷는다고 생각해 보라. 십 년 이십 년 한 생애를 평평한 길만 간다면 얼마나 지루하겠는가. 오르막길을 통해 삶의 저항을 느끼고 창조의 의욕도 생겨나며 삶의 의지도 지닐 수 있다. 오르막길을 통해 우리는 거듭 태어날 수 있다.

산에는 꽃이 피네-법정 스님-소유의 비좁은 골방1

# 소유의 비좁은 골방1 삶의 질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그것은 따뜻한 가슴에 있다. 진정한 삶의 질을 누리려면 가슴이 따뜻해야 한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마음을 써야 할 것은 만나는 이웃에게 좀 더 친질해지는 것이다. 따뜻한 가슴에서 나오는 친절은 삶의 기초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마음의 문을 닫고 옹졸하게 산다면 그만큼 비좁아지고 옹색해진다. 마음의 문을 열고 따뜻한 마음으로 친절하고 사랑한다면 나 자신이 선한 기운으로 활짝 열린다. 상대를 기쁘게 하면 내 자신이 기뻐지고, 누군가를 언짢게 하면 내 자신도 괴로워진다. 이것은 마음의 메아리인데 마음의 뿌리는 하나이기에 그렇다.

산에는 꽃이 피네-법정 스님-홀로 있는 시간4

# 홀로 있는 시간 4 나눔의 삶을 살아야 한다. 반드시 물질적인 것이 아니어도 따뜻한 말, 미소, 일, 시간 등 함께 살고 있는 공동체와의 공유와 유대가 필요하다. 아무리 가난해도 마음이 있는 한 나눌 것은 있다. 세속적인 셈법으로 나눠 가질수록 내 잔고가 줄어들 것 같지만 마음을 나눌 때 물질적인 것은 그림자처럼 따라온다. 나눌수록 내 자신은 더 풍요로워지며 삶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산에는 꽃이 피네-법정 스님-홀로 있는 시간3

# 홀로 있는 시간 3 버리고 떠난다는 것은 자기가 살던 집에서 나오라는 의미가 아니다. 낡은 생각, 낡은 습관을 떨치고 나오라는 뜻이다. 눌러앉아 세상 흐름대로 따르다 보면 자기 빚깔도 자기 삶도 희미해진다. 마치 어떤 흐름에 의해 삶이 표류당하는 것처럼 말이다. 버리고 떠난다는 것은 자기답게 거듭나는 삶이다. 낡은 울타리, 낡은 생각으로부터 벗어나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흐르는 물이 갇히면 상하 듯이 우리의 삶도 거듭거듭 에워싼 제방을 무너뜨리고 늘 흐르는 쪽으로 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