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온도 36

언어의 온도01.말-102 더 주지 못해 미안해

'미안하구나, 기주야 ' 콜록콜록 공연한 기침으로 어머니가 흘린 말의 무게를 공중으로 날려버린다. -언어의 온도 103쪽 중에서- 비록 길지 않은 글이지만 어머니의 여리고 착한 심성이 그리고 작가의 孝心효심이 오롯이 느껴진다. 작가의 말처럼 '부모'는 아침저녁 식사를 챙기고, 자신을 꿈을 덜어 자식의 꿈을 불려주고, 밖에서 자신을 희생해가며 돈을 벌어다 줌에도 늘 자식이 뭔가 해드리려 하면 매번 '미안하다'라고 말하는 이들이다. 지난주 경기 이천시 집중호우로 흙더미에 파묻혔던 강아지 4마리가 어미개의 모성으로 기적적으로 구조된 일이 있었다. 수해복구 작업 중이었던 당시 개 한 마리가 땅을 파며 슬피 우는 모습을 주민들이 목격했고 그 흙더미 속에서 주민들의 도움으로 강아지 2마리가 우선 구조되었다. 이틀 ..

언어의 온도 2020.08.20

언어의 온도 01.말-095 원래 그런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선생님: '1+1=2'에디슨: '1+1=1', 왜 틀리나요?'찰흙 한 덩이에 찰흙 한 덩이를 더하면 여전히 한 덩이이므로 1+1=1일 수도 있도 있어요'선생님: (부글부글) 1847년생인 에디슨을 생각한다면 그는 1850년 이후에 학교에 입학했을 것이고 에디슨의 이런 질문들은 당시 '원래 그래' 선생님의 눈에는 수업을 방해하는 훼방꾼이며 엉뚱한 소리만 늘어놓는 학교 수업 부적응자로 보였을 것이다. 이런 이유들은 당시 그가 퇴학을 당한 충분한 이유가 되었다. '원래 그런 거라니까'작가의 언급처럼 참으로 신통방통한 문장이다. 어떤 상황, 어떤 문제에서나 모든 일을 일사불란一絲不亂하게 정리해 버린다. 다른 해석과 호기심을 원천 차단하는 참으로 심묘한 힘이다. 나 역시 어느 순간부터인지 알 수 없지만 질문과 호..

언어의 온도 2020.08.11

언어의 온도 01.말-092 자신에게 어울리는 길

# 자신에게 어울리는 길 요즘 가장 핫한 '신神'인 아이돌인 유두래곤, 린다G, 비룡으로 구성된 싹쓰리가 '다시 여기 바닷가'를 시작하기 전에 하는 말이 있다. '묵묵히 우리만의 길을 가기 Let's go' 90년대 섹시 디바 이효리를 거쳐 2000년대 춤꾼 비, 그리고 현재 유산슬 유재석까지 그들의 감성은 90년대와 지금을 아우르지만 그들 스스로는 현재 아이돌과는 다른 감성을 이야기하자, 욕심부리지 말고 재미와 즐거움을 찾자, 그들에게 맞는 옷을 입자고 말한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길은 과연 무엇일까? 자신에게 어울리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은 진정 긴 시간과 후회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넌 이게 어울려!' '그것 봐 예쁘잖아. 딱 어울리네!' 돌이켜 ..

언어의 온도 2020.08.07

언어의 온도 01.말-089 희극과 비극

# 희극과 비극 "그 친구는 남을 배려할 줄 몰라." "난 말이지 똑같은 말을 되풀이하지 않아. 난 말이지 똑같은 말을 되풀이하지 않는 사람이지." 작가는 기차 안에서 ‘남을 배려할지 몰라’를 연거푸 내뱉으며 통화 중인 어느 사내를 향해 자기 성찰의 고뇌와 더불어 큰소리로 승객들에게 배려의 의미를 모두 성찰하는 만드는 상황을 흡사 개그 콘서트와 같은 장면으로 언급했다. 이 무슨 웃지 못할 희극적인 상황인지. 블랙 코미디(Black Comedy: 잔혹하고 기괴하고 통렬한 풍자를 내용으로 하는 희극)의 대명사 찰리 채플린이 남긴 '세상사는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 이 말이 어쩜 꼭 들어맞는 상황이다. 이탈리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La vita è bella, 1997'는 여전히 많..

언어의 온도 2020.08.04

언어의 온도 01.말-086 분주함의 갈래

#개미와 베짱이 장면 1햇빛이 짱짱 내리쬐는 어느 무더운 날개미들은 이리저리 분주하게 먹이를 옮기느라고 정신이 없는 반면 옆에 선 베짱이는 여유를 즐기며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개미와 베짱이 장면 2그렇게 시간이 흘러 눈이 펑펑 내리는 어느 추운 날개미들은 따뜻한 집에서 삶의 여유를 누리는 반면베짱이는 배고픔과 추위에 못 이겨 개미집을 두들긴다. #개미와 베짱이에 관한 진실사실 모든 일개미가 부지런하지는 않다고 한다. 일개미의 20% 정도는 무위도식한다고 하니 인간계나 곤충계나 살아가는 건 틀리지 않는 듯하다. 그리고 개미의 부지런함은 본능인데 그들은 추운 겨울을 성충으로 보내기 때문에 식량 저장이 필수라고 한다. 그럼 베짱이는 어떨까? 사실 우리나라에서 베짱이는 부지런한 곤충으로 대표된..

언어의 온도 2020.07.23

언어의 온도 01.말-083 솔로 감기 취약론

# 솔로 감기 취약론 "이곳에 남겠습니다." "비로 가겠습니다." "바람으로 가겠습니다." "첫눈으로 가겠습니다." "그거 하나만, 그거 하나만 하늘의 허락을 구합니다." “찾았다.” “아저씨, 나 누군지 알죠?” “내 처음이자 마지막. 도깨비 신부." 드라마 도깨비에서는 현세의 이별을 극복하고 내세에서 만남을 이룬 김신과 은탁이의 모습을 그리며 끝을 맺는다. 그야말로 비현실적이지만 정말 그런 일이 가능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들 정도로 사랑의 위대함을 보여준다. 도깨비에서 죽음과 내생을 넘나들며 초강력한 사랑의 힘을 보여준다면 글에서는 친구의 '솔로 감기 취약론'에 관한 꽤나 타당한 말들이 언급된다. '연애는 단순히 감정을 나누는 행위가 아니며 심리적 안정과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체내 면역력 강화에도 도..

언어의 온도 2020.07.21

언어의 온도 01.말-080 노력을 강요하는 폭력

# 노력을 강요하는 폭력 2001년 상영된 영화 '친구'라는 영화가 있다. 영화 속 부산 사투리를 통역해 달라는 서울 친구들의 전화가 빗발치던 시기였고 돌이켜 생각해 보면 우정이란 타이틀을 건 폭행과 폭언이 난무하는 영화였다. '느그 아버지 뭐하시노'의 유행어를 만들어 내며 뒤따른 체벌이 아닌 폭행장면은 잊을 수가 없다. 그 옛날 이렇게 대놓고 폭행을 자행하던 선생님도 계셨고 '위플래쉬', '4등'에서는 너를 위한다는 명복 하에 폭력을 정당화시키는 선생님의 모습도 그려진다. 이 글에서는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위플래쉬 Whiplash'라는 영화가 언급된다. 몇 년 전 공전(空前:비교할 만한 것이 이전에는 없음)의 히트를 친 '라라 랜드'는 이 위플래쉬의 성공에 힘입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영화 ..

언어의 온도 2020.07.17

언어의 온도 01.말-076 여행을 직업으로 삼은 녀석

# 여행을 직업으로 삼은 녀석 '버킷리스트 bucket list'라는 말이 있다.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들을 적은 목록을 얘기하는데 이 버킷리스트 내용물 속에 여행이라는 단어는 아마 빠지지 않는 필수 아이템이 아닐까 한다. '후지와란 신야'란 작가는 일본의 유명한 여행작가이자 사진가이다. 그는 24살 인도 여행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 어린 눈을 가지고 사진을 찍으며 책을 집필한다고 한다. 그는 아무리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하더라도 본인이 원하지 않는다면 NO라고 과감히 얘기하며 무일푼이라도 본인이 원하는 일이라면 기꺼이 뛰어든다고 밝혔다. 그는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특수한 경우라고 밝히며 모든 사람들이 본인과 같다면 세상을 굴..

언어의 온도 2020.07.13

언어의 온도 01.말-073 마모의 흔적

# 마모의 흔적 작가는 타이어 전문점에서 엔지니어가 건넌 말을 이렇게 전한다. "전 타이어만 봐도 운전자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습니다. 타이어 마모摩耗 상태에 따라 고객의 운전 습관이나 성향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죠. 급출발, 급가속, 급정지로 자동차의 발을 피곤하게 만드는 운전자가 적지 않아요." 비단 타이어뿐만 아니라 모든 물건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떤 모습으로도 세월의 흔적을 남기는 듯하다. 우리는 나무의 나이테를 통해 나무의 나이를 추정해 볼 수 있다. 나이테란, 나무의 줄기나 가지 따위를 가로로 자른 면에 나타나는 둥근 테를 말하는데, 거의 대부분 1년에 하나씩 생기기 때문에 그 나무의 나이를 가늠할 수 있다. 언젠가 뉴스에서 크리스마스 나무(Korean Fir)로 알려진 구상나무가 고사하..

언어의 온도 2020.07.09

언어의 온도 01.말-071 내가 아닌 우리를 위한 결혼

작가는 늦장가를 간 선배의 이야기를 꺼낸다. 선배는 최고의 신붓감을 찾기 위해 주말마다 호텔의 선 시장을 기웃거렸다고 한다. 그런데 이직移職과 동시에 '짚신의 짝'을 찾았고 결혼 후에 이렇게 소회所懷(마음에 품고 있는 뜻)했다고 한다. "이 여자를 만나게 되면서 비로소 우리를 위한 결혼을 생각하게 됐지. 내가 아닌 우리를 위한" 결혼은 인연이 닿아야 한다는 말을 한다. 아무리 열렬하게 사랑했다고 하더라도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비극적인 사랑으로 막을 내릴 수도 있으며 '이몽룡과 성춘향'의 신분을 뛰어넘는 러브스토리도 그 마지막까지의 결과는 명확하지 않다. 요즘 방송되고 있는 '하트 시그널' 시리즈는 풋풋하고 싱그러운 청춘들의 만남과 썸을 보여주며 최근 종방된 '부부의 세계'는 배우들의 열연으로 호평을 받..

언어의 온도 2020.07.07